나는 추상적인 표현을 싫어한다.
구체적이고 와닿는 표현을 쓰겠다.
공부효율 = 공부 시 오르는 점수 / 공부에 사용한 시간
대략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즉, 공부효율은
똑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점수가 더 많이 오르거나,
더 적은 시간을 공부했는데도 점수가 똑같이 오를 때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험생이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올려야 할 점수는 많고 시간은 동일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점수가 더 많이 오르는 것’으로 목표를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점수가 오르는 공부를 하면 된다.
이게 뭔 당연한 소리를 하냐, 할 수 있지만 여러분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정해진 학원과 과외의 커리큘럼에 따라 그대로 공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모의고사를 따라 풀고 있지는 않은가?
위 2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여러분은 점수가 오르는 공부를 하는 게 아니다.
정확히는 공부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 사실을 일단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비문학 지문 중 과학/기술 계열의 지문 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풀이도 더딘 학생이 있다. 그런데 이 학생은 법학/사회/인문 계열의 지문은 잘 읽고 문제도 잘 푼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나는 비문학을 못해’라고 생각만 하고 판단을 유보한 후
모든 주제의 지문 독해를 배울 수 있는 비문학 강의를 완강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열심히 공부한 건 맞지만 시간낭비도 있게 된다.
이 상황이라면 인터넷 강의인 경우, 과학/기술지문 부분만 딱 들어야 한다.
현장강의라면 그냥 듣지 말아야 한다. 시간과 돈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배우는 게 있지만 도움이 안 되는 배움도 있다.
즉, 자기가 지금 점수를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공부효율의 핵심이다.
그런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으려면 계속 앉아서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공부시간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감수해야 한다. 나는 그래서 공부를 적당히 쉬어가면서 해도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조금만 고민해도 자기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재능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쪽으로는 재능이 없기 때문에 하루종일 앉아있어야만 역설적으로 공부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내가 왜 점수가 안 오르는 걸까?를 매일 미친 듯이 고민해라.
여러분도 한 번 해봐야 안다. 운이 좋다면 조금만 앉아있어도 뚜렷하고 명확한 문제점이 보이고 이를 해결하는 공부방향까지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이 다수일텐데, 낙담하지 말고 계속 머리가 아플 때까지 풀고 고민하고 풀고 고민하면 보인다.
그 경우 공부시간이라는 분모는 증가하겠지만, 공부했을 때 오르는 점수의 상승폭인 분자는 더 크게 증가하여, 결국 공부효율은 전체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분모(공부시간)를 유지하면서 분자(점수상승폭)만 높이는 방법? 그런 건 없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대다수의 재능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분모를 키우고, 분자를 미친 듯이 키우는 것이 공부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 확신한다.
미친 듯이 앉아서 고민해라.
자신의 문제점을 쌓아라.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쉬워보이는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순서대로 정리해라.
그리고 강의나 교재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해결해라.
다시 미친 듯이 앉아서 고민해라.
이 순서가 수험생활을 통해 hidden score를 만들어낸 나의 단순한 비결이다.
고민의 단계를 생략하고 인터넷 강사의 강의에 내 점수를 위탁하지 말아라.
고민하고, 쌓고, 정리하고, 풀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