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분석] 2026년 수능영어 총평: 핸들이 고장난 트럭
logicalmind 11시간 전

안녕하세요, 로지컬마인드입니다.

올해 2026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의 주요 특징과 수험생들이 체감했을 지점을 중심으로 총평을 전해드립니다.

1. '트럭'

우선 작년 수능과 오답률 부터 비교해 보죠.


1위 문항의 오답률은 작년(82.6%)이 올해(81.6%)보다 근소하게 높았지만, 이는 유일하게 작년이 더 높았던 지점입니다.
그래프의 2위부터 14위까지의 모든 구간에서 올해의 오답률 곡선이 작년의 곡선보다 위에 있습니다.
기존의 80점대의 중위권을 대거 변별하기 위한 시험으로 보입니다.


2. '킬러'들

게다가, 지문을 겨우 이해 했다고 하더라도 킬러오답선지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답률 TOP 3 문항 모두 '정답'을 고른 수험생보다 '특정 오답'을 고른 수험생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특히 32번 문항은 정답을 고른 학생보다 킬러 선지를 고른 학생이 2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이는 수험생들이 지문을 이해하고도,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오답' 함정에 대거 빠졌다는 거죠.


3. '고장난'
제가 유감스러운 부분은 이러한 변별 장치들 중 납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2023년 6월에 발표한 사교육 경감 대책에서 "최근 3년간 수능 및 6월 모의평가에서 총 22개 문항이 킬러문항으로 판단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현역 수험생들이 고1 이었을 때네요.
그리고 대책의 일환으로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전문적인 소재 및 구조가 복잡한 문장이 포함된 문제는 소위 킬러 문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러한 문항들의 출제를 지양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2026학년도) 수능 영어는 이 지침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오답률 2위 (34번, 80.5%): '칸트의 법철학'
오답률 3위 (32번, 80.1%): '글쓰기 수사학'
오답률 4위 (24번, 76.2%): '문화 상업화'


공식적으로는 '추상성'을 지양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추상성'을 핵심 변별 기제로 사용한 것입니다.

이러한 모순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침을 믿고 준비했으나, 실제 시험에서는 낯선 추상적 지문에 당했다"는 혼란을 겪게 되었고, 이것이 올해 수능 영어가 더 어렵게 느껴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2023년 발표된 경감대책에는 다음과 같은 지침도 있습니다.


하지만 2026학년도 수능영어 오답률 상위 문항들은 '지나치게 복잡한 문장 구조'를 핵심적인 변별 기제로 사용했습니다.


<26학년도 수능 24번>
24번 제목찾기 문제의 핵심 두 문장 입니다. 관계대명사 that절이 선행사로 Ving(동명사)구를 수식합니다. 

이렇게 해석해야만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러한 문장 구조를 본적이 있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요? 이 문제의 정답률은 23%입니다.


<26학년도 수능 34번>

34번 빈칸입니다. 정답 3번까지 고려하면 실제 부정어휘가 4번쓰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중부정을 넘어 4중 부정인가요? 이 문제 정답률은 19%입니다. 교육부 지양 문항 지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23년도 지침에는 이중부정이 사용된 빈칸 추론 문제를 킬러문제로 지정함>

이번 시험의 난이도를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공식적인 '출제 지침'을 신뢰하고 따른 학생일수록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는 모순적인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는 '공정한 수능'이라는 정책적 목표와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라는 현실적 목표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기형적인 시험 아닐까요.
성실한 중위권들이 '내가 해온 노력이 잘못된 거였나?' 라는 본질적인 회의감을 느꼈을까봐 걱정됩니다.


수험생 여러분이 노력한 만큼 결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하며,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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